일에 빠지는 사람들
모처럼 집에서 한가한 날에도 남편은 안절부절 못한다. tv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그러다가 벌떡 일어나 냉장고를 역고 뭔가를 찾는다. 특별히 먹을 것을 찾는 것도 아니고 괜히 열어보는 것이다. 급기야는 '아이 답답해‘하며 벌떡 일어나 휴일인데도 회사에 나간다. 텅 빈 주차장에 차를 두고 사무실에 들어가면 적막하지만 래도 마음은 좀 가라앉는다. 이런 사람들을 정신의학에서는 ’일 중독증(workaholism)'이라고 한다. 알콜중독자 처럼 일이 없으면 안절부절 못한다. 일 금단 증상이다. 그러다가 일을 잡으면 차분해 진다. 일 중독자들은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없다. 일 없이 만나야 친밀함이 느껴진다. 이런 친밀함은 인생의 보약이다.
친밀한 사람을 만날 때 기쁨이 샘 솟고 용기를 얻는다. 사람 만나는 기쁨이다. 연인을 기다리는 설렘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일 중독자들에게는 이런 설렘이 없다. 마음이 메말라 먼지가 풀썩이는 사무적인 만남이 있을 뿐이다. 맛도 없고 피곤만 쌓이는 만남이다.
또 다른 일 중독자들은 역설적으로 그들은 친밀한 인간관계를 두려워하고 친밀함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서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이다.
일 중독은 지나친 성취지향형의 사람들에게도 잘 온다.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성공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일 중독에 잘 빠진다 .자기 일만 아니고 남의 일까지 해 준다. 남의 부탁을, 특히 상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휴식을 취하지 못해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에 잘 걸리고 심장마비도 오게 된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인정을 받는다. 에너지를 충전해 주지 않고 소모만 하기 때문에 무기력이 깊어지고 절망 상태에 빠져서 자살하기도 한다. 이를 ‘탈진 증후군(burn out syndrome)'라고 한다.
일 중독증의 자기진단
아무일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안절부절 못하는가?
일 이외는 별로 관심 가는 것이 없는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 일하는 것이 편한가?
휴일에도 사무실에 자주 나가는가?
업부 리스트가 빡빡해야 안심이 되는가?
우선 취미를 개발하는 것이 좋다. 평서 시간만 있다면 한 번 해 보고 싶었던 일을 취미로 삼는 것이 좋다. 승부에 집착하거나 돈내기를 해서는 안된다.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7,8시간은 충분히 잠을 자는 것도 좋다. ‘이렇게 게을러서 큰 일이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분히 게을러 보는 것도 좋다. 매 주 반나절 정도는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자신만의 휴식시간을 두는 것도 좋다. 일 년에 두 번은 꼭 휴가를 떠날 것을 권한다. 나에 대한 마음가짐이 너무 높으면 일 중독에 빠진다. 그것을 낮출 필요가 있다. 남들이 나에게 거는 기대에 나를 맞추려 하지 말자.
-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