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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성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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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성이란 무엇인가?

 

 

주체성이 애매한 사람들은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그렇게 자기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안과 허무감을 일으킨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기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서 모험을 시도한다. 번지점프도 그에 속한다. 생명을 건 모험적인 일을 하면서, 두려운 상황에 자신을 던지고 두려워하는 자신을 보면서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자해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혼자 있을수 있는 능력(ability to be alone)이 생길 때 어른이 된다. 확립된 사람은 굳이 자기 확인이 필요없다. 혼자 있어도 스스로 자기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칼로 몸을 상해하지 않고도 자기 존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체성이란 무엇인가?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변해도 자신은 변하지 않는 동일한 존재라는 자기 인식이다. “나는 초등학교때나 지금이나 동일한 존재이고 연속성을 가진 존재야”라고 인식해야 한다. 우리 인생의 어느 토막을 잘라 보아도 거기에는 우리 자신이 있다. 동일성이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유년기부터 많은 경험을 겪으며 성장해 온 역사성을 가진 존재이다.

 

주체성이란 자기 인식이고 자기 평가이다.

유아기부터 오늘날 까지 가졌던 대인관계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것이다. 주체성 같은 심리적이고 내적인 환경은 외모처럼 쉽게 바꿀 수가 없다. 외모를 성형수술로 바꾸더라도 심리적 ‘못난이 자화상’은 수술로 바뀌지 않는다. 변한외모와 변함없는 주체성 간에 충돌이 일어난다. 성형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흔히 부딪치는 문제이다.

주체성의 혼란은 인간에게 위기감을 준다. 망망대해의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분열증에 빠져 들어갈 때 경험하는 기분이다.

 

주체성에 유난히 관심을 가지는 나이가 사춘기이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괜찮은 인간인가? 아니면 형편없는 인간인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사춘기에는 성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신체적 변화와 내부에서 조절하기 어려운 충동 때문에 죄책감이 생긴다. 그래서 자기 평가의 진폭도 매우 크다.

모의고사라도 잘 보면 자신이 굉장히 잘난 사람 같고 구름위에 뜬 기분이 된다. 세상이 발 아래로 보인다. 그러나 친구가 선생님에게 칭찬을 듣는 것을 보면 갑자기 친구와 자신이 비교되고 자신이 초라해 보여서 죽고 싶어진다. 친구가 가진 것은 다 좋아 보이고 부럽다. 친구의 키가 작은 것은 결점으로 보이지 않고 야무져 보인다. 이에 반해서 자신에게 속한 것은 보든게 시시해 보인다. 키가 크면 ‘속 없는 놈’ 자기 부모도 친구의 부모와 비교할 대 시시해 보인다. ‘남의 손에 든 사과가 더 붉게 보인다.’ 그러나 청소년기를 벗어나면서 자아 주체성이 확립되면 이런 동요는 많이 줄어든다.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의 한계, 강점과 약점, 인생관과 가치관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 스타일, 자기 입맛이 확실해 졌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잘 걸리는 정신장애가 주체성 장애이다.

주체성 장애는 직업선택과 친구 선택의 곤란, 진정한 자신에 대한 회의를 특징으로 하는 정신장애이다. 청소년기에 흔히 경험하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이는 친밀한 관게에 대한 그리움이다. 고독하면 이러한 것을 실현시킬 수가 없다. 학교 점수에만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면 이러한 친밀함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사는 사람은 강하고 행복하다. 자장면 한 그릇을 먹어도 주인으로 먹는 사람이 있고, 남의 종으로 먹는 사람이 있다. 종으로 사는 사람은 ‘남들이 다 자장면을 먹으니까’ 하고 남의 입맛으로 사는 사람이다. 종으로 사는 사람들은 ‘남들이 예쁘게 봐 주는 체중이 이상적인 체중이다. 내 체중은 무조건 비만이다’ 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감도 없고 우울증에 쉽게 빠진다. 이렇게 살다가 자살 기도를 하는 사람도 있다.

 

주체성이 확실한 사람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안다. 남 앞에서 기 죽을 필요도 없고 과장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한다. 주체성이 확실하고 자기 가치를 아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초이다. 내 가치를 분명히 알 때 너의 가치도 분명해진다. 너와 나의 경계도 분명해진다. 너와나의 경계가 분명해 질때 인간관계가 가능해진다. 이런 선명한 인간관계 속에서 친밀함도 맛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