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미술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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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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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양육상담을 통한 성장후기
조회 : 547

상담후기--------------------------------------------------------------

 

작년 11월 아들의 학교에서 전화가 왔었다. 2 아들이 같은 반친구를 괴롭혀서 학폭이 열리기 직전이었다.

그 순간 당황스럽고 창피함보다는 올 것이 왔다는 직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전화를 받고 학교에 불려가는 길에 울산미술치료센터에 전화를 걸고 상담을 예약을했다.

아마 그때부터 난 먼 길을 떠날 채비를 했던 것 같다. 나를 찾아떠나는 긴 여정을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상담센터에서 아들과 나는 따로 분리된 채 각종 검사를 받고 급하게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서로 어떤 내용의 검사를 했는지 물어보며상황을 살피는 중 가슴이 조여왔다.

아들 자신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없고 시간이 나면 놀 친구도 없다.쉬는 시간도 없고 어떻게 노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가슴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내가 아들을 괴물로 만들고 있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모든 문제는 나였다.결혼을 하고 경단녀로 지내던 나는 10년만에새로운 일을 시작하여 10년 동안 미친듯 일에 빠져 있었다.

돈도 재미도 보람도 느끼며 열심히 일을 하며 앞만 보고 달렸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아들은 고통스러워 했다.

내가 일하고 보란 듯이 성과를 내는 동안 철저히 내버려져 있었던 아들. 물론 정서적인 버림이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결과물만 가져오기 위해 좋은 학원에다 밀어넣기 바빴다.

아들은 숨쉬기조차 버거웠을 것이다.모든 열쇠는 내손에 있었다.엄마인 내가,

나자신이 바뀌어야 아들이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첫 단추, 현재의 나를 둘러 보았다. 우리집은 마치 고장난 정미소같았다.

겉보기에는 현명한 엄마,아빠에 똑똑한 아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집처럼 보일 것이다.

이 고장난 정미소에는 더이상 빻을 밀과 쌀이 없었지만 겉보기엔 무척 바쁘게 돌아가는 정미소였다.

고장나고더이상 빻을 양식도 없으면서 괜찮은 척을 하느라 사람도 기계도 여기저기 망가지고 있었다.

 

두 번째 단추, 난 왜 이 거대한 공장을 돌리려고 하는가? 이 힘은 어디서 나는 것일까?

 이 공장은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무수한 질문과답을 찾기 위해 미친듯이 과거의 나를 소환했다.

가장 보고 싶지도 기억하기도 싫었던 바닥까지 내려갔다. 쓸쓸하고 어두운 방안에 혼자웅크리고 있는 어린 나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화가 나있는 이 어린 아이가 너무나 안쓰러웠다. 누군가의 위로와 사과를 받고 싶어 하고.....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어린 나를 마주 했다.

그냥 함께 머물어있어 주고 싶었다. 그러면 마음이 풀리지 않을까?

 

세 번째 단추, 이제는 그 화난 아이가 이야기도 하고 싶고, 원망도내려 놓고 싶어했다. 조금씩 주변을 둘러보며 어색하지만 용기를 내어 문을 살며시 열었다.

그리고 한번 더 용기내어 그들 곁으로 다가갔다. 자상하고 유머스러한 남편, 듬직한 아들이 지겹도록 두 팔을 벌여기다리고 있었다.

 

네 번째 단추, 이제는 고장난 정미소에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억지로 기계를 돌리지 않고도 행복하다.

필요한 만큼 노력해서 얻은 양식으로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모여 식사를 할 것이다. 나의 욕망과 상처로 더이상 가족들을 버리지 않을 거라 다짐한다.

 

물론, 중간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 아픈 과거의 나를 보고 싶지 않았고, 이 상담을 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 산다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나를 잡아 준 것은 아들이었다. 아들의 사춘기에서 과거의 내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 미칠 것만 같았다.

사랑하고안아 주고 싶은데 현실에서는 비난만하고 있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나를 닮은 아들을 어찌 사랑할 수 있을까?

 

쓸쓸히 혼자 웅크린 어린 나를 곱게 달래어 주고 진심으로 위로하여 방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이 상담이 바로 내가 그토록 찾던 행복의 열쇠였다.